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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대학원생 되기: 12편 졸업 후 진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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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대학원생 되기: 12편 졸업 후 진로

Lifove 2017. 1. 11. 07:59

행복한 대학원생 되기 연재

1편: 왜 대학원생이 되었는가? (동기) (2015/05/03)

2편: PhD가 되어가는 단계 (2015/05/10)

3편: 수업 듣기 (Coursework) (2015/06/07)

4편: 문제 찾기 (2015/11/07)

5편: Literature Survey (문헌조사)

6편: 박사 자격 시험

7편: 학회와 저널 (2017/07/07)

8편: 논문 리뷰 (2016/05/13)

9편: 논문 쓰기 (2017/01/23)

10편: 지도 교수

11편: 학위 논문과 디펜스

12편: 졸업 후 진로 (2017/01/10)


졸업 후 진로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1편의 글이 왜 박사공부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동기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라면, 이 번 글은 취득한 박사학위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고민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업을 통해 삶을 살아간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에 따라 직업을 가지려고 하는 동기와 목적이 다양하다. 성공, 안정된 삶, 자아실현, 격, 지위, 소명 등등 더 나은 삶에 대한 개개인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직업을 가지려고 애를 쓴다. 취업... 보통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적인 행동 중 하나로 취업을 볼 수 있을텐데, 한국에서는 취업이란 단어가 굉장히 경쟁적이고 전투적인 단어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진로: 어떤 삶의 궤적이 그려질까?


이 번 포스팅은 소프트웨어 공학을 전공한 박사학위자의 취업 고민 경험담이다. 물론 Postdoc으로 취업해서 일하고 있긴 하지만 Postdoc은 일종의 임시 직업이라는 인식이 많아, 앞으로 하고 싶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느낀 경험들을 가볍게 정리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가고 싶었던 학교가 있어서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현실적으로 그 학교를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도 하고 굳이 그 학교에 가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진작에 했어야 할 진로의 문제를 최근에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 작년에 여기 저기 원서를 내고 떨어지는 경험을 반복 하면서, 부족한 부분들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물론 나는 아직도 다음 진로를 계속 찾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대학원에 진학하기 전에 졸업 후 어디에 취업을 하고 싶은 것인지 미리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진로는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 대학원 생활을 하다가, 하고 싶은 게 바뀔 수도 있으니...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거기에 맞추어서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대학원 생활 중간 이더라도, 하고 싶은 게 명확해지면 거기에 맞추어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교수가 되고 싶어 대학원을 가는 것 같다. 그러면서 실제 대학원 생활 경험 후 본인은 교수가 되는게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석사만 하고 졸업을 하거나 교수가 아닌 연구자로서 다른 직업을 갖게 되는 경우도 많다. 교수가 되고 싶은데 기회가 없거나 자격이 안되어서 딴 직업을 갖게 되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 없이 막연한 생각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면, 졸업 후에는 나이 밖에 남는 게 없을 수도 있다. 처음에는 진로에 대한 계획이 막연하지 않았는데, 중간에 불가피하게 진로가 수정이 되야 한다면, 인지한 그 순간 진지하게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빨리 졸업 하기 위해 버걱거리며 논문 내는 것에만 신경쓰고, 졸업 후 내가 뭘 할지 미리 생각 못하면, 졸업 후에 가장 뚜렷하게 남은 건 그냥 `나이'이다.


졸업을 하면 고된 대학원생의 삶이 끝날 거라는 희망을 갖지 말아야 한다. 졸업을 하면 남는 건 나이와 연구자로서 세상을 위해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며 평생 살아야 한다는 더 무거운 책임 밖에 없다. 어느 과정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빨리 끝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끝내는 게 중요하다. 특출난 몇 명을 제외한 보통의 박사과정생들이, `졸업하면 여기 저기서 나를 불러주겠지'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과거에 학부를 졸업하고 경험했던 취업 전쟁을 한 번 더 치러야 한다. 그러니 방심하지 말고 미리 미리 준비하라고 조언을 하고 싶다. 아니, 대학원 입학 전에 졸업 후 진로에 대해 미리 심도있게 고민해 봐야 한다. 대학원 과정 중에도 진로에 대한 답이 없으면, 대학원을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진로를 모색해 보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대학원(박사과정)을 졸업하면, 크게 네 가지 진로로 결정될 수 있을 것 같다. 학교, 연구소, 회사, 창업... Postdoc은 제외했다. 포닥은 교수 되기 전 연구경력을 쌓기 위한 단계로 인식되는 것이 보통인 것 같다. 학교나 연구소에서 포닥을 뽑는 이유는 저렴한 비용으로 방금 졸업하고 최신 연구 주제에 빠삭한 따끈 따끈한 연구자들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캐나다 대학들만 봐도 포닥 연봉 수준이 $40,000(CAD)에서 $60,000(CAD)정도로 결정이 되는데, 세금 등 공제 할 것 다 제하는 것을 대충 20%라고 한다면, 순수하게 통장에 입금되는 월급은 한국 돈으로 250~350 만원 내외가 될 것 같다. 워터루 대학교에서 석사 졸업한 친구들이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큰 회사에 취직을 하면 연봉 100,000달러 이상 받으니, 어떤 관점에서 포닥은 직업이라기 보단 대학원생의 연장 같다는 생각도 들긴 한다. 뭐 형식적으로는 세금을 내니 직업이라고 해두자. 어쨌든 포닥을 하면서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 동안 연구경력을 쌓게 되면, 더 안정적인 곳에 취업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이점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


사실 연구소와 회사는 일반적인 취업 전형과 그렇게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학교 임용과정은 특색이 있다. 연구실적 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년 동안 연구한 내용들을 발표하고 교육과 연구 철학에 대해 심도 있게 면접을 본다. 지금까지 연구 해왔던 게 나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발표를 잘하고 앞으로의 연구 계획과 교육 철학을 잘 어필하면 어떤 면에서는 준비할 게 별로 없을지도 모르겠다. 연구성과는 벼락치기로 준비할 수 없는 것이니까...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제일 일하고 싶은데, 기회가 안 생기면, 연구소, 회사, 창업 순서나 아니면 회사, 연구소, 창업 순서로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현재까지 학교에만 지원해 본 경험 밖에 없어서, 학교 지원 관련 이야기 위주로 적어 보았다. 학교로 간다는 것은, 다른 연구소나 회사 사람들과 함께 프로젝트 할 수도 있고, 학교를 기반삼아 심지어 창업도 할 수 있으니 학교에 가는 게 여러모로 융통성은 있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것은 학생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가르치고 함께 공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에 다섯 학교를 지원했었는데, 면접 오라는 곳 딱 한 곳 밖에 없었다. 나머진 전부 서류에서 탈락했다는 말이다. 많은 대학교들이 저널 실적만을 연구실적으로 점수화 하는 공식들을 규정집에 이미 가지고 있다. 저널 논문이 없어서 연구실적 점수가 0인게 서류 탈락의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다행히 탑 학술대회 연구실적을 인정해주는 학교가 있어서 서류가 통과된 한 곳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원을 포기했다. 또, 많은 임용공지가 계속 올라오지만 지원하고 싶어도 지원 할 수 없는 학교들이 대다수 였다. 처음부터 보통 SCI 저널 논문이 최소 2편은 있어야 하는 조건을 내거는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박사 졸업 후 저널 논문 한편도 없었던 나에게는 한국에 있는 학교들에 지원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내가 아주 뛰어나지 않는 이상, 현실은 현실이니 현실에 맞추어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혹시나 싶어 해외 대학교에 지원하는 것도 생각해 보았다. 대학원 시절 교수님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는 Top 학술대회 논문 3편만 있으면 좋은 소프트웨어 공학 교수 후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떨 때는 아주 정말 획을 긋는 논문 한편 만 있으면 좋은 후보자가 아니라 여기 저기서 모시러 올 수도 있다고 한다... 내 출판 논문들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공학 탑 학술대회 논문들이라, 이 정도면 좋은 후보자가 될 수 있겠거니 생각을 했었는데, 북미에 와보니 그런 후보자들은 쌓이고 쌓였다. 꾸준히 좋은 연구들을 계속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답이 없다는 말이다. 또 교수는 연구 실적 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어서, 영어로 의사소통 잘 할 수 있고 동료 교수들에게 좋은 인상과 믿음을 줄 수 있는 지도 참 중요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만 미리 잘 고려 했다면 한국에 있는 학교에 지원할 기회가 더 많지 않았을까 또 오퍼도 받지 않았을까 하며 다음처럼 생각해 보았다.


(1) 학술대회에서 논문이 Accept 되면, 반드시 저널 논문으로 확장해서 Accept되도록 한다. 해외에서 컴퓨터 분야는 탑 학술대회 논문을 저널보다 더 쳐준다. (심지어 중국도 탑 학회 논문을 비중있게 인정해주는 것 같다. 홍콩 같은 연구실에서 함께 공부했던 중국 친구가 탑 학회 논문 딱 2개만 가지고 있는데, 올 해 졸업을 하면 난징대 조교수로 가는 게 이미 결정이 됐다고 한다.) 그래서 지도교수가 학술대회 논문 출판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저널 논문에 특별한 관심이 없는 외국대학 교수라면, 연구 역량을 탑 학회 논문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지도교수에게 한국 사정을 잘 설명하고 저널논문 출간을 할 수 있도록 잘 설득해야 한다. 이런 문제가 없다면 부지런히 저널 논문으로 확장하는 것은 대학원생 개인의 역량이다.


(2) 전공 분야에서 최신 각광 받는 주제들과 연결되는 연구를 하도록 한다. 내 세부 연구 주제가 소프트웨어 품질 관리이고, 연구 분야는 소프트웨어 분야, 더 넓게는 컴퓨터 공학이다. 요 몇년 사이 각광받는 분야는,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딥러닝), 스마트 시스템, Automotive 시스템 등등이다. 소프트웨어 공학에서도 앞에 나열한 각광받는 분야와 연결되는 연구주제들이 있다. 아마 그런 연구주제로 연구를 했다면, 지원 Pool이 더 넓어졌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품질 관리는 소프트웨어 공학에서도 전통적인 영역이고 작은 영역이라, 내 연구 분야를 딱 찍어서 공지 내는 학교는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심지어 소프트웨어 공학 분야 교수를 찾는다는 공지도 어쩌다 하나 정도 였고... 대부분 학교들은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등의 최근 각광 받는 분야에서 컴퓨터 공학과 교수를 찾고 있다. Automotive나 항공 시스템 같은 부분들은 소프트웨어 품질 관리가 무척이나 중요한 분야라서 관련 산업이 발전하면, 나중에라도 수요는 생기지 않을까 기대는 해본다.


사실 취업을 잘하기 위해 세부 연구 주제를 거기에 맞추어 선택한다는 것은 웃기는 이야기 일 수도 있을 것 같긴한데, 현실은 현실이니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또 대학원에서 세부 연구 분야 정하는 것 자체도 어려운 일이기에 특별한 기호가 없다면 최근 트렌드를 고려하는 것도 좋은 의사결정이 될 수 있다. 취업을 고려한다면 이 정도의 타협은 필요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주제가 있어서 반드시 그것만 해야 한다면, 딱 맞는 기회를 인내로 기다릴 필요도 있다고 본다. 기다리는 시간이 녹록치는 않을 것이다. 결혼을 했다면, 배우자의 입장 양가 부모님의 입장 지인들의 시선과 입장 등등 감내해야 할 것들이 많다. 선택은 각자의 몫!


취업의 당락은 변수가 많다. 학교든 회사든 연구소든 내정자가 없고, 임용 분야와 내 전공 분야가 맞고, 임용하는 쪽에서 봤을 때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취업이 잘 되겠지만, 이 모든 조건이 한꺼번에 맞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취업이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구인하는 분들은 후보가 좋아해서 뽑고 싶은데 구직자는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안들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대게 구직자가 을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어떨 때는 구직자가 갑의 위치가 될 수도 있다. 구인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안된다고 속상할 필요도 없고, 인지도가 낮고 3자의 시선으로 봤을 때 장점이 없는 곳 일지라도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고 정식 임용과정을 밟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때 자신의 실력이 어느 수준인지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연구실적도 안되면서 높은 것을 바라보는 것이 정직한 것은 아닐테니...


얼마 전에 아내와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은 적이 있었다. 우리 나이 대의 사람들은 지금이 가장 왕성하게 일하고 있을 나이인데, 우리는 계속 이렇게 `임시'적인 삶을 사는 것 같아, 삶에 치열함이 없는 것 같다 라고... 어딘가에 정착하여 진득하게 하고 싶은 일, 해야할 일을 보람되게 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더 어려운 일인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만큼 교육을 받았으면, 그에 합당한 직업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가끔 수준과 격을 이야기 한다는 게 또,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참 피곤한 일이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려 놓으면 할 수 있는 일은 쌓여 있는데도 말이다.


본의 아니게 연재 마지막 편을 먼저 쓰게 됐는데,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대학원생 분들에게 나의 어쭙잖은 글이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나중에 다음 진로가 결정되면, 포스팅을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다.)


최근에 미국의 한 대학교 소프트웨어 공학부에 지원했고, 전화 인터뷰 하자는 연락이 왔다. 미국 학교에는 딱 한 군데 지원을 했는데, 다행히 지원 후 두 주 만에 연락이 왔다. 미국 내 학교 지원은 내가 경쟁력이 있을까 또 그 넓은 땅덩어리 그 많은 학교 중 어느 학교를 선택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해서, 지원서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세운 기준으로는, (1) 학교 내에 소프트웨어 공학 학부(Department)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곳 (2) 미국 사는 누나네랑 가까운 지역에 있는 학교 였다. 그러고 나니 미국에 지원할 수 있는 학교가 딱 한 곳 밖에 안나와서 자연스럽게 지원할 수 있었다.


전화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1) 왜 우리 학부에 지원했는가?

(2) CS학부와 SE학부가 분리되어 있는게 왜 좋다고 생각하는가? 어떤 다른 점이 있는가?

(3) 어떤 수업을 가르칠 수 있는가? 새로운 수업은 뭐를 할 수 있는가?

(4) 현재 까지의 연구 성과 및 앞으로 5년 내 연구 방향은?

(5) Funding은 어떻게 받을 것인가?

(6) 학교가 Diversity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Diversity를 위해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나?

(7) 학교나 학부에 대해 하고 싶은 질문이 있는가?


전화 인터뷰는 한 명만 전화를 거는 줄 알았는데, 5-6명과 함께 컨퍼런스 전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한 사람이 질문 하나씩 했던 것 같다. (1)번 질문에는 앞에 학교 지원을 위해 세운 기준 두 가지를 말했고, 그와 관련해서 (2)번 질문을 했다. (2)는 미리 생각하지 못한 질문이라 당황을 좀 했었는데, CS 분야는 수학이나 통계 기반에 이론 연구가 많지만, SE는 실제 소프트웨어 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해서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연구하는 실용적인 학문분야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 (3)부터 (5)는 예상 가능한 질문들이라 별 문제없이 이야기 했다. (3)의 경우, 학부의 수업 번호와 이름을 미리 기록을 해놓고 가르칠 수 있는 과목명을 과목 번호와 함께 이야기 했다. 학부 수업에 관심이 구체적으로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미리 준비했었다. 새로운 수업을 뭐를 할 수 있는지 미리 생각해두면 좋다. 연구 관련 질문은 자기가 가장 잘 아는 이야기 일테니, 차분히 잘 설명하면 된다. (5)번 펀딩 문제는 사실 경험이 없어서 대답하기 쉽지 않은 부분인데, 가장 대표적인 미국 펀딩 소스인 NSF에 포로포절 내겠다고 했다. NSF는 내부에 분과가 많으니 관련 분과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인상을 줄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 소프트웨어 공학 관련 분과는 SHF(Software and Hardware Foundations)가 있고, CISE (Computer & Information Science & Engineering) 분야 CCF (Computing and Communication Foundations)안에 포함되어 있다. 여기(https://goo.gl/RELxyT)를 참고해 어느 주제의 프로포절을 낼 지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좋다. 나는 NSF SHF를 간단히 언급하고, 한국 모 기업 연구실과 산학협력 연구 같이했던 이야기를 하면서 이 커넥션을 통해 연구 펀딩을 받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6)번 질문은 좀 철학적인 질문이라 당황스러웠는데, 다양한 해외 경험이 있다는 이야기 하고, 수업 시간에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 이야기 잘 듣고, 맞춤형으로 잘 지도하는 식의 좀 뜬구름 잡는 답변을 했는데, 뭐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인터뷰 질문이 끝나면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수업, 연구, 봉사 비중이 어떻게 되는지와 최근 미국에서 이민자 관련 행정명령 등의 문제들이 있는데 워크비자 받는데 학교가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현실적인 질문을 몇 가지 했다.


북미 대학 첫 인터뷰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예상 질문에 대해 준비했던게 도움이 많이 됐다. 두 주 후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직접 학교에 가서 방문 인터뷰를 해야 한다. 결과에 따라 추후에 또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다. (결국에는 온사이트 인터뷰 안하기로 연락을 받았다.)


(2018년 봄학기 부터 학부 모교에 임용되었습니다. 마침 임용 공고도 나고 포닥하면서 저희 분야 탑 저널에 2편 게재되어 지원 최소 자격을 만족 시킬 수 있었습니다. 전공심사에서 학과 교수님들께서 제 학술대회 논문을 좋게 평가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계속 연구하려면 저널을 써야 할텐데, 아마도 학술대회 논문 확장해서 저널을 출판하는 패턴으로 계속 연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한국에 들어오니 정말 좋습니다!!!)


정리하면,

(1) 한국에 있는 학교에 교수로 임용되고 싶으면, 여전히 저널 실적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학술대회 실적을 더 쳐주는 컴퓨터 분야라도, 한국 학교에 오고 싶다면 Accept된 학술대회 논문을 반드시 확장해서 저널 논문으로 출판해서 실적 만들기를 권장한다.

(2) 한국은 실무경험이 있는 연구자를 교수로 임용하려는 추세도 있는 것 같은데, 지금 당장 임용이 안되더라고 회사나 연구소에서 혹은 창업해서 열심히 일하다가 중년의 나이에 후학을 위해 학교로 돌아오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3) 아직 연구 주제를 정하지 못한 대학원생이라면, 최근 각광받는 연구 주제를 도전하는 것이 나중에 졸업 후 취업하기에는 더 유리할 수 있다.

(4)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와 교육을 하는 것 만큼 고귀한 것은 없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런 저런 현실의 문제를 감내해야 할 인내와 기다림이 많이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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