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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농 속 묵혀 둔 자동 줌 카메라로 달사진을 찍어보자

Lifove 2016. 9. 17. 02:53

2016년도 추석도 이렇게 또 그냥 지나간다...


이역만리 이국땅에서는 휴일도 아니고 추석 문화도 거의 없어 그럴싸한 추석을 보낼 수 없지만, 추석 보름달은 전세계 어디서든 볼 수 있지 않던가? 한국은 구름이 많이 껴서 달 보기가 쉽지 않았다는데, 여긴 구름도 없고 일주일 내내 맑아, 잘 쓰지 않아 상자 속에 넣어 둔 10년 된 12배 광학줌 캐논 자동카메라를 들고 베란다로 나갔다.



요즘 생산되는 자동카메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Auto 모드로는 웬만해선 이쁜 달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다. 대게는 달이 너무 밝게 찍혀서, 토끼가 방아찧는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이 좀 작게 찍히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굳이 망원렌즈가 달린 고가의 DSLR 카메라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광학 줌 10배 내외의 자동 카메라 정도만으로도, 방아찧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위 사진 정도는 충분히 찍을 수 있다.


줌이 있는 자동 카메라로 토끼가 나오게 달을 찍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P모드에서 스팟측광모드로 설정하여 찍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자동 카메라 P모드에서 Menu버튼을 누르고 스팟측광(Spot AE Point) 선택 후, 달을 뷰파인더의 정 중앙에 위치시킨 다음, 반셔터를 누르고 그 다음 원하는 위치에 달을 배치시켜 최종 촬영하면 된다. 스팟측광은 뷰파인더 가운데 점에서의 적정 빛의 양을 계산하기 때문에, 찍고 싶은 피사체를 뷰파인더 중앙점에 위치 시키면, 피사체를 표현하는 적절한 빛의 양으로 사진이 찍히게 된다.


왜 스팟측광으로 해야 달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이유를 알고 싶으면, 대부분의 카메라에서 3개 이상 지원하는 측광모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측광은 측면에서 들어오는 빛이란 말이 아니라, 빛을 측정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영어로 metering이란 표현을 쓴다. 사진 품질은 피사체를 어떤 빛으로 또 어떤 구도로 잡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빛과 구도 둘 다 대등하게 중요하겠지만, 사진의 본질은 빛이기 때문에, 피사체로부터 반사되는 빛을 적절히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측광모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으면, 고급 수준의 찍사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측광모드들은 적절한 빛을 다양한 방식으로 계산하는 일종의 알고리즘들이다. 아래 그림은 웬만한 자동카메라가 제공하는 기본 3가지 측광모드이다. 용어만 좀 다르지, 캐논이나 니콘이나 비슷한 측광모드를 제공한다. 


(출처: canoncompact.com)

평가측광 (Evaluative metering): 기본 측광모드이다. 사진 전체를 통해 적절한 빛의 양을 계산하기 때문에, 피사체와 배경의 명암차가 많이 없는 일반적인 사진을 찍을 때 사용하기 좋다. 대부분 카메라의 기본설정으로 알고 있다. 피사체와 배경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사진이나 풍경사진에 좋다.


중앙중점평균측광 (Center weighted average metering): 뷰파인터 중앙 부위를 중점적(Weighted)으로 측광하고, 그 외 넓은 부분은 약간만 고려한다. 프레임안에 크게 들어가는 피사체를 돋보이게 할 때 유용하다. 배경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좀 커다란 피사체를 찍는 사진 등에 유용하다.


스팟측광 (Spot metering): 중점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피사체가 작거나, 역광이 심하거나, 피사체와 배경의 명암이 극명하게 다를 때, 피사체의 적절한 빛의 양(노출)을 맞추는데 유용하다. 위의 달 사진은 달이 작고 (피사체가 작고), 검은 하늘과 밝은 달(피사체와 배경의 명암이 극명하게 다른) 경우이기에, 스팟측광으로 달의 표면을 잘 담을 수 있었다.


사실, 장비가 없어 해보지는 않았지만, 30-40배의 고배율 줌이 가능해, 달을 뷰파인더에 꽉 차게 넣을 수 있으면, 평가측광이나 중앙중점평균측광으로도 달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달의 밝은 영역이 뷰파인더 전역에 퍼져 있을테니 말이다.


오늘 밤부터 보름달에서 그믐달까지의 변화 모습을 장농 속에 묵혀둔 자동카메라로 멋지게 찍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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